청계산 정상 : 매봉_620m (Google피셜)
중현 랭크 : 청계산 입구역 -> 청계산 입구역 C / 인덕원역 -> 청계산 입구역 B+ /
(구체적인 기준 없이 그냥 내 맘대로 정한 등급 )
청계산은 서울 네임드 산이지만 내가 강서구 끝자락에 살아 너무 멀어서 오르지 못하다가 이번에 회사 동료들과 등산 약속이 잡혀 오르게 되었다.
12시 반쯤 청계산 입구역 2번출구로 나와 쭉 가다보면 길 건너편에 있는 CU 에서 내 반려인 헤이즐넛 향 얼음컵 커피를 사고 그 앞의 벤치에 앉아 잔나비의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를 무한 반복으로 들으면서 동료들을 기다렸다.
대충 1시반에 만나서 바로 정상인 '매봉'으로 출발했다.
진짜 딱 카카오맵에 검색하면 나오는 루트로 산을 올랐다.
1. 청계산 입구역 -> 매봉 -> 청계산 입구역
난이도 B-
등산로가 굉~~~~장히 잘 되어 있었다.
계단이 정상까지 거의 끊임없이 쭈~~~~~~~~~~~~~욱 이어져있기 때문에, 등산 초보도 무난하게 정상을 찍을 수 있을 것 같다.
솔직히 슬리퍼 신고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높이는 620m로 서울 다섯 손가락에 드는데, 난이도는 그렇게 높지 않았다.
그래도 높이는 있어서 막 완전 쉽다할 순 없다.
풍경 C+
아쉬웠던게, 나무가 너무 많아서, 정상으로 가는 내내 탁 트인 풍경을 보기가 너무 힘들었다.
삐죽삐죽 솔잎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도심이 '그래도 위에는 탁 트이겠지'라는 기대감을 계속 주긴 하는데,
정상에 오를때까지, 그리고 올라서도 "이게 등산이지" 싶은 풍경은 볼 수 없었다.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
오르기 시작할때만, 계곡이 살짝 있었고, 그 뒤로는 계속 나무나무나무나무나무나무나무 하다가 정상 끝 이런 느낌이었다.
서사 D
풍경의 변화가 적고, 등산 코스 또한 계속 계단만 있어 단조롭게 느껴졌다.
마치 컨텐츠도 별로 없는데 플레이 타임을 늘리기 위해 노가다 요소를 집어놓은 게임과 같은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등산에는 성취감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단조로움은 나에게 인상을 줄 수 없었다.
종합평가 C
가볍게 오르기엔 애매하고, 그렇다고 각잡고 오르기엔 보상이 적은 것 같아
개인적으로 그냥 수집용 코스인 것 같다.
2. 인덕원역 -> 청계사 - > 매봉 -> 청계산 입구역
우리는 저녁을 미리 검색해둔 고기집에서 먹기위해 등산 시작로와 반대로 하산해야했다.
그래서 내려가면서 느낀점을 바탕으로 인덕원역에서 출발했을 때를 상정해서 글을 쓰겠다.
난이도 A
집이 더러운데 손님을 받아야해서 쓰레기를 한 곳에 몰아 넣듯이,
청계산 입구역-매봉 코스의 모든 바위를 이 코스에다가 던져서 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내 정강이 뼈만한 바위를 한 칸씩 내려가면서 내 도가니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게 느껴졌다.
순한맛의 청계산 입구역 등산로에 비해 너무 매운 맛이라 정신을 못차렸다.
만약 인덕원역으로 시작해 매봉으로 오르게 된다면, 아마도 허벅지가 제발 죽여달라고 비명을 지를 것이다.
그리고 정상 근처는 눈도 아직 제대로 녹지 않아서, 미끄러워 위험하기도 했다.
지도를 자세히 보면 정상근처에 3갈래길이 있는데, 가운데 길은 너무 위험해서 아예 폐쇄해버렸더라.
풍경 A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접근성 때문에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 잘 닦이지 않은 등산로와 무분별하게 자란 나무들 덕분에 속세에서 벗어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서울 경기에서 이런 느낌 받기 쉽지 않은데.
그래서 새로웠다.
설산은 위험했지만 낭만있었고,
정상에서 좀만 내려가니, 눈은 다 녹고 햇빛이 비추며 탁트인 풍경이 펼쳐졌다.
햇빛은 강하게 내리쬐는데, 주변에 있는 거라곤 건초들과 낡은 목제 구조물밖에 없으니,
조난당한 것 과 같은 묘한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져 재밌었다ㅋ
사진으로는 안찍었는데, 가다보면 이상한 기상 관측소같은 건물도 있고, 차량용 도로도 있고, 절도 있어 볼거리가 상당히 많다고 할 수 있다.
서사 B
볼거리가 많고 난이도도 있어 단조롭지 않아 등산 자체는 재밌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인덕원 역에서 시작해서 매봉찍고 청계산 입구역으로 내려간다면,
비교적 편하게 하산할 수 있어서 몸은 편하겠지만,
서서히 자연에서 속세로 넘어가는 페이드 아웃되는 느낌이 아니라,
하늘을 뒤덮는 나무들에게 납치되어서 갑작스럽게속세로 끌려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 같다.
종합평가 B+
사실 이 등산코스가 청계산의 진면목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등산 좃밥이지만 감히 평가를 해본다.
만약 청계산을 다시 오를 일이 있다면, 인덕원역에서 시작할 것 같다.
하산해서는 목표했던 고기집은 못갔고 가까운 곳에서 배터지게 고기를 구워먹고 택시타고 사당가서 잭콕 칵테일과 청계사 앞에서 산 엿 주워먹으며 볼링치고 집갔다.
볼링은 2세트 했는데 첫번째는 기억도 안나고 두번째 세트는 30점으로 5명중 꼴지 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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