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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

대시 받았다!!!

by 중현현 2024. 3. 11.

비둘기 한테 ㅋ

 

예매한 영화 상영 시작시간보다 1시간 20분이나 빨리 와버렸다.

날씨도 좋겠다 감성에 취해 이어폰 꽂고 햇빛 속을 걸어다녔다.

그러다가 하늘 까지 높게 솟은 철근 콘크리트 사이에 유일하게 생명력이 느껴지는 풀밭이 보여서 홀린 듯이 들어갔다.

도시 한 가운데 있음에도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아 보였다.

백수십평의 땅 위에 나 혼자 서있으니, 속세와 분리된 듯한 기묘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사람 외의 생명체는 많이 있었긴 하다.

비둘기 떼가 진짜 100마리 정도 풀밭에 모여있었는데, 

평소라면 그냥 더럽다며 지나쳤겠지만, 오늘은 그냥 비둘기를 보고싶었다.

비둘기들이 별 생각없이 눈 동그랗게 뜨고 고양이 식빵 굽듯이 웅크리며 풀밭에 박혀있는 게 귀여웠다.

가만히 서서 10분정도 보고있으니 갑자기 그 비둘기 무리 속에서 한 마리가 푸드덕거리더니 나한테 돌진하는 게 아닌가!

순간 방어자세를 취했는데, 그 찰나에 비둘기의 적개심이 느껴지지 않아서 그냥 팔을 사진의 자세처럼 치웠더니, 거기에 앉아버렸다.

 

살면서 처음 겪는 일이라 당황스러웠다 ㅋㅋ

이렇게 비둘기를 만지게 되다니, 

비둘기를 만진 건 유치원생 때 공원에서 먹이를 줬을 때가 마지막이었는데.. (그땐 유해조수가 아니었음. )

나는 신기해서 막 셀카찍으려고 했는데, 금방 다시 날라가버려서 2장밖에 못건졌다.

 

 비둘기 더럽다고 생각해서 평소같았으면 푸드덕 거리면 비명지르면서 도망가는데, 이번 만큼은 피하고 싶지 않았다.

더럽다는 것도 결국 인간의 기준으로 평가한 것이고... 같은 자연을 살아가는 존재로서 뭔가 서로 기대고 있는 것이 그림이 좋아보였기 때문이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 좀 그럴싸해보인다.

 

비둘기가 뭔 생각을 한 지 도저히 모르겠지만, 

순수한 자연의 존재한테 무해하다는 인상이라는 것을 인정받은 것 같아뭔가 기모티 했다~

좀 오바하는 건 같지만, 생명체로서 잘 살아왔단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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