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느끼기에 내 인생관은 어딘가 좀 뒤틀려있다.
그래도 이게 나쁜 것 같지는 않아 시간을 들여 예쁘게 깎으려 하고 있다.
별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런 게 있으면 이런 것도 있는거지~
그런데 최근에 마음이 아팠던 일이 있었다.
사실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닌게, 그냥 나 없어도 일어나는 자연현상에 혼자 아파한거다.
인도로 다녀야하는데 차도로 걷다가 트럭에 치이고 아파하는 꼴이다.
언제나 처럼 병신은 나였다.
이 아픔의 근본적인 원인은 위에서 말했던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또 한번 인생의 벽이 느껴졌다.
그래서 더 아팠다.
사실 나는 존나 쎄기 떄문에 아픔은 금방 극복할 수 있다.
글을 쓰는 이 시점에서 아픔은 벌써 거의 다 나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내가 생각한 근본적인 원인을 어떻게 하지 않는 한 이러한 일은 또 일어날 것이고, 나도 슬슬 행복하고 싶기 때문에, 정신 진화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마음이 아픈 김에 반차내고 정신병원에 갔다.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의사의 상담을 받아 내 내면을 이해하고, 약을 처방받아 평소 생각의 알고리즘에 조그마한 변화라도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나는 평소에 adhd 검사를 해보고 싶었는데, 심리 검사 했더니 adhd 아니라고 컷당했다.
그래서 솔직히 아쉬웠음 ㅋ
이름은 뭔지 모르고 아무튼 다른 심리검사도 했는데, 여기서는 사회불안 중증이 나왔다.
다른 거는 정상~경도.
그러고는 금방 약처방 받고 끝났다.
의사와 오랜시간 진지토크를 나누면서 나의 가장 깊은 곳에서 부터 천천히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그건 상담을 따로 오랜 시간동안 받거나, 혼자해야하는 것 같았다.
흐으으으으으음~
재밌었다.
병원 안갔으면 또 톱니바퀴 같은 하루를 보냈을텐데, 생각도 감정도 환기되고 내 심리를 표현할 수 있는 '사회 불안 중증'이라는 단어를 찾은 것이 좋았다. 약간 희귀한 칭호를 갖게된 느낌?
그리고 단어 자체는 좀 살벌한데, 사실 이정도면 성격의 스펙트럼의 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 아닌가?
그냥 엠비티아이의 극i , 극 f 이런 느낌인 것 같다. ( tmi : 내 mbti는 infj ㅋ)
이외에도 정신병원 갔다왔다 했더니 걱정해주는 회사동료들 덕에 좋은 감정도 느꼈다.
뭐 나는 아직 좀 울적하고 이상하지만 그래도 이 정신병원을 간 의지가 한동안 멈춰있었던 진화의 발걸음을 움직이게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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